저희는 팀 ‘의구심 (UIGUSIM)’입니다.
“의성에서 살구 먹으며 힘내자!”는 말에서 시작된
‘의구심(疑仇心)’은 원래 ‘의심하는 마음’을 뜻하지만,
’의성(Uiseong)’이라는 지역 이름의 ‘의(義)’와, ‘구석(角)’의 ‘구’, 그리고 ‘마음(心)’을 합쳐
지역의 구석진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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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구심이 주목한 문제는 무엇일까요?
면 지역 거주 어르신의 읍내 실버카 공백문제
의구심의 현장관찰 한 눈에 보기!
문제의식의 시작, 금성면 초전 2리 ‘정자 할머니’
지민 써니 : “할머니, 실버카는 왜 여기다 두셨어요?”
정자 할머니 : “무거워서 내가 못 드니께 여기다 두는 거여”
우리가 처음 문제의식을 느낀 건 금성면 초전2리 마을 앞 버스 정류장이었다. 그날은 정자 할머니가 읍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시는 길이었다. 남부농협 앞 버스 정류장에서 고추 20근이 담긴 보따리를 들고, 지팡이에 의지한 채 혼자 버스에 오르려는 모습 보고 우리는 짐을 들어드리며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 댁으로 향하던 중, 정류장 옆에 세워둔 할머니의 실버카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저 ‘왜 실버카를 여기 두고 가셨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할머니는 “가지고 가고 싶어도 버스에 못 실어서 두고 간다”고 설명했다.
면 지역에서의 이동은 마을회관이나 이웃집 등 비교적 짧은 거리에 그치지만, 읍내에 나오면 병원, 시장, 미용실 등 훨씬 넓은 동선을 이동해야 한다.
버스를 타기 전까지는 실버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이동이 이루어지는 읍내에서는 실버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문제의식이 시작되었다.
의구심과 정자할머니의 첫만남.
그리고 다시 바라본 의성의 일상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니,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 의성에서는 일상이었다. 시장 골목, 마을회관, 미용실, 버스정류장 등 어디서나 실버카를 끄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만난 87명의 어르신 중 절반이 넘는 51명이 실버카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평균 농사 경력은 61.4년에 달했으며, 대부분 허리, 무릎, 관절 질환을 겪고 있었다. 이들에게 실버카는 단순한 보행 보조기구가 아니라 통증을 완화하고 외출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이동 수단이었다.
[표 1] 농사경력 및 실버카 사용여부 조사 결과 (25.09.25. 의구심 진행)
마을명 | 응답인원(명) | 농사경력(년) | 실버카 사용자 수(명) | 실버카 사용빈도 |
가산2리 | 11 | 60 | 10 | 매일 |
가산3리 | 5 | 80 | 4 | 매일 |
대사2리 | 2 | 50 | - | - |
이리 | 5 | 60 | - | - |
옥정1리 | 8 | 60 | 1 | 매일 |
옥정2리 | 8 | 60 | 3 | 모름 |
대사1리 | 9 | 60 | 3 | 매일 |
합계 | 48 | 61.4(년) | 21 |
“이거 없으면 이동 못하지” - 의성장 상인 분들과의 인터뷰 中
“ 여기 사람들은 다 이거(실버카) 써” - 의성 참기름방 사장님과의 인터뷰 中
“할매들은 다 저거(실버카) 끌고 다니지” - 의성장 마늘 상회 사장님과의 인터뷰 中
실버카란?
의자를 겸한 노인용 보행 보조기구로, 짐 수납 기능과 안정적 이동을 동시에 지원한다.
•
의자 기능: 걷다 잠시 앉아 쉬는 것이 가능
•
수납 기능: 장바구니·약봉투 등 짐을 실을 수 있음
•
보행 안정성: 두 손으로 밀며 중심을 잡을 수 있음
버스 안에서 사라지는 실버카
어르신들의 주요 외출 목적은 병원 진료와 장보기였다. 의성의 생활 인프라-병원, 시장, 미용실 등-는 모두 읍내에 집중되어 있었다.
면 지역에서 읍내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사실상 버스가 유일했다. 의성에는 지하철이 없고, 택시는 요금 부담이 커 일상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행복택시가 존재하지만 까다로운 이용 요건과 횟수 제한으로 인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려웠다. 결국 어르신들은 읍내로 이동할 때 버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행복택시 기준
•
지역: 의성읍 오로1리 포함 16개 면, 109개 마을
•
기준: 마을별 월 10~12회(마을인구 50명 이내 10회, 초과 12회)
•
대상: 버스 승강장에서 500m 떨어진 마을
•
방법: 마을별 이장님께 연락
•
요금: 편도 1,300원
일반택시 기준(왕복요금)
•
춘산면: 59,280원
•
옥산면: 48,494원
•
사곡면: 36,574원
•
안평면: 36,812원
의성 장날, 장을 다 본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이들로 붐빈다.
특히 장날이 되면 버스는 평소보다 훨씬 붐볐다. 장바구니와 짐보따리를 든 어르신들로 좌석이 금세 채워졌다. 그러나 이렇게나 많은 승객들 사이에서도 실버카를 보기는 어려웠다. 대신 면 지역 버스 정류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실버카를 볼 수 있었다.
버스에는 사람이 꽉 찼지만, 실버카는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반면 버스정류장 옆에는 실버카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어르신들의 이동 필수품인 실버카는 왜 읍내까지 함께 가지 못하고, 정류장에 두고 가야할까?”
정자 할머니와 함께한 외출
문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해, 정자 할머니의 병원 외출에 동행했다.
정자할머니가 집에서 실버카를 가지고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한다.
정자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린 후 병원까지 지팡이를 짚고 이동한다.
할머니는 외출 준비를 하며 실버카와 지팡이를 함께 챙기셨다.
•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실버카를 사용했지만,
•
버스를 탈 때는 실버카를 정류장 옆에 세워 두셨다.
•
읍내에 도착해서는 지팡이로 바꿔 병원까지 걸어가셨다.
집 → 버스정류장 → 버스 → 버스정류장 → 장 → 버스정류장 → 버스 → 버스정류장 → 집
(실버카 공백 구간)
실버카를 사용할 때는
•
걸음이 안정적이었고,
•
보행 속도도 우리와 큰 차이가 없었으며,
•
실버카에 앉아 쉬어가기도 했다.
실버카가 어르신의 보행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또 어떻게 기능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팡이로 바꾼 뒤에는
•
보폭이 좁아지고,
•
중심이 흔들리며,
•
걸음이 불안정해졌다.
약 7분의 짧은 거리였지만,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통증을 호소하셨다
[표 2] 정자할머니와의 외출동행 타임라인
시간 | 소요시간 | 여정 | 보행 특성 | 비고 |
08:25~08:35 | 10분 | 집->마을 버스정류장 이동 | 실버카 사용 보행 | |
08:35~08:45 | 10분 | 정류장 대기 | 실버카 주차 / 정류장 착석 | |
08:45~09:05 | 20분 | 버스 탑승 및 이동 | 버스 내 착석 | |
09:05~09:10 | 5분 | 읍 정류장->병원 이동 | 지팡이 사용 보행 | 실버카 공백구간 |
09:10~10:15 | 65분 | 병원진료 | 지팡이 사용 보행 | |
10:15~10:20 | 5분 | 병원->읍 정류장 이동 | 지팡이 사용 보행 | 실버카 공백구간 |
10:20~10:30 | 10분 | 정류장 대기 | 정류장 착석 | |
10:30~10:45 | 15분 | 버스 탑승 및 이동 | 버스 내 착석 | |
10:45~10:55 | 10분 | 마을 버스정류장-> 집 이동 | 실버카 사용 보행 |
정자 할머니 : “아이고 힘들다, 허리고 어깨고 다 쑤신다. 아주 드러눕고 싶다.”
지민 써니 : “실버카를 사용하면 좀 덜 힘드세요?”
정자 할머니 : “그럼, 실버카 있으면 훨씬 편하지.”
이 짧은 동행을 통해, 실버카와 지팡이의 사용 여부가 이동의 편의성과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새로운 궁금증도 생겼다.
‘만약 오늘이 짐을 들고 더 많이 이동해야 하는 장날이었다면 어땠을까?’
실버카 공백구간과 실버카 의존층이란?
실버카 공백구간(Silvercar Gap)
실버카를 사용할 수 없어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이동을 포기해야 하는 구간
정자 할머니와의 동행을 통해, 우리는 실버카를 사용할 수 없는 구간이 실제 이동 경로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실버카 공백 구간이라 정의했다.
이 공백구간에서 어르신들은 지팡이에 의지해 이동하거나, 통증으로 인해 아예 외출을 포기하기도 했다. 특히 장날에는 이동 거리와 짐의 무게가 늘어나 공백구간에서의 신체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의구심이 직접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어르신들의 장날 평균 실버카 공백구간은 약 75분에 달했다.
[표 3] 면지역 거주 노인의 의성장 외출 과정
시간 | 소요시간 | 여정 | 보행 특성 | 비고 |
07:20~07:30 | 10분 | 집->마을 버스정류장 이동 | 실버카 사용 보행 | |
07:30~08:40 | 10분 | 정류장 대기 | 실버카 주차 / 정류장 착석 | |
07:40~07:55 | 15분 | 버스 탑승 및 이동 | 버스 내 착석 | |
07:55~09:10 | 75분 | 의성장 방문 | 지팡이 사용 보행 | 실버카 공백구간 |
09:10~09:25 | 15분 | 버스 탑승 및 이동 | 버스 내 착석 | |
09:25~09:35 | 10분 | 마을 버스정류장-> 집 이동 | 실버카 사용 보행 |
실버카 의존층
신체적 질환으로 인해 보행이 어려워, 실버카 없이는 외출이나 장보기 같은 일상 이동이 힘든 어르신
또한 실버카 이용 행태를 기준으로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을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 중 보행형 사용자와 의존형 사용자를 묶어 실버카 의존층이라 정의했다. 이들에게 실버카는 있으면 편한 보조기구가 아니라 없으면 이동이 어려운 필수적인 생활 도구였다.
실제로 의구심이 조사 과정에서 만난 어르신 중 46명(90.2%)이 실버카 의존층에 해당했다. 이는 실버카를 사용하는 어르신들에게 실버카는 ‘보조’의 개념이 아니라, ‘필수’의 개념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표 4] 실버카 이용 행태로 구분한 세 가지 유형
유형 | 특징 | 주요 이동 방식 | 실버카 필요도 | 지팡이 대체시
신체 피로도 | 비고 |
짐차형 사용자 | 물건 수납·운반 목적, 필요 시만 사용 | 실버카(가끔 사용) | 낮음 | 변화없음 | 선택적 실버카 이용 |
보행형 사용자 | 실버카가 가장 편하지만 읍내에서는 지팡이 사용 | 실버카 + 지팡이 병행 | 중간 | 증가 | 공백구간 존재 |
의존형 사용자 | 실버카 없이는 외출이 어려움 | 실버카 필수 | 매우 높음 | 사용불가 | 이동권 취약층 |
더하여 실버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농어촌버스 이용 양상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농어촌버스 이용시 실버카를 버스에 싣지 못한다고 답하였다.이를 통해 실버카 대신 지팡이를 가지고 읍으로 이동하는 ‘실버카 공백구간’이 발생 중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51명 중 46명
“혼자서는 버스에 실버카를 올리지 못한다”
46명 중 40명
“읍에서는 실버카 대신 지팡이를 사용한다”
46명 중 6명
“실버카를 가져갈 수 없어, 버스를 타지 않는다”
[표 5] 실버카 사용자 대상 읍내 이동시 농어촌버스 이용 양상 조사 결과 (2025.07~2025.10 의구심 진행)
일자 | 마을명 | 응답자 수 | 사용자 수 | 의존층 수 | 버스 동반불가 | 읍 지팡이 사용자 | 버스 미이용 |
07.15. | 단촌면소재지 | 2 | 2 | 2 | - | - | - |
07.23. | 금오1리 | 2 | 1 | 1 | - | - | 1 |
07.24. | 매곡2리 | 2 | 1 | 1 | - | - | 1 |
07.25. | 용봉리 | 4 | 1 | 1 | 1 | - | 1 |
08.07. | 초전2리 | 1 | 1 | 1 | 1 | 1 | - |
08.27. | 신계1리 | 1 | 1 | 1 | 1 | 1 | - |
08.27. | 신덕마을 | 1 | 1 | 1 | 1 | 1 | - |
08.27. | 실업리 | 1 | 1 | 1 | 1 | 1 | - |
08.27. | 초전2리 | 4 | 2 | 2 | 2 | 2 | - |
09.25. | 옥정1리 | 8 | 1 | 1 | 1 | 1 | - |
09.25. | 옥정2리 | 8 | 3 | 미상 | 3 | 미상 | - |
09.25. | 대사1리 | 9 | 3 | 3 | 0 | 0 | - |
09.25. | 가산2리 | 11 | 10 | 9 | 9 | - | - |
09.25. | 가산3리 | 5 | 4 | 4 | 3 | - | - |
09.25. | 대사2리 | 2 | 0 | - | - | - | - |
09.25. | 이리 | 5 | 0 | - | - | - | - |
09.27. | 효선2리 | 1 | 1 | 1 | 1 | 1 | - |
09.27. | 현리리 | 1 | 1 | 1 | 1 | - | - |
09.27. | 신리리 | 1 | 1 | 1 | 1 | - | - |
09.27. | 옥산면 | 1 | 1 | 1 | 1 | 1 | - |
09.27. | 신흥2리 | 1 | 1 | 1 | 1 | 1 | - |
09.30. | 토현리 | 4 | 3 | 2 | 2 | - | |
09.30. | 만천리 | 2 | 1 | 1 | 미상 | - | - |
09.30. | 학미4리 | 1 | 1 | 1 | 1 | - | - |
10.02. | 신계리 | 1 | 1 | 1 | 1 | - | - |
10.02. | 금성면 탑리 | 1 | 1 | 1 | 1 | - | - |
10.02. | 가음면 | 1 | 1 | 1 | 1 | 1 | - |
10.02. | 가음면 | 1 | 1 | 1 | 1 | - | - |
10.02. | 비봉1리 | 1 | 1 | 1 | 1 | - | - |
10.02. | 미상 | 1 | 1 | 1 | 1 | - | - |
합계 | 84(명) | 48(명) | 43(명) | 38(명) | 11(명) | 3(명) |
실버카와 지팡이는 무엇이 다를까?
앞선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는 실버카 이용자들이 일정 구간에서 실버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다수의 어르신이 실버카 의존층에 속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버스에 실버카를 실을 수 없다보니 어르신들은 읍내 이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대신 챙겨 나서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뒤따랐다.
“그렇다면 실버카와 지팡이는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가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버카와 지팡이는 모두 보행을 보조하는 도구이지만, 신체적 부담과 이동 효율성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가진다.
첫째, 체중 분산 구조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실버카는 네 개의 바퀴를 통해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허리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인다. 반면 지팡이는 하중이 한쪽 팔과 어깨에 집중되어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악화되는 경우가 잦았다.
둘째, 보행 안정성과 속도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실버카는 사용자가 중심을 잡으며 밀고 나아가는 구조로 균형 유지가 용이하고 보행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지팡이는 보폭이 짧고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걸음이 불안정해지고 이동 속도가 느려졌다.
셋째, 짐 수납 여부가 보행 안정성과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버카에는 수납 공간이 있어시장이나 병원 방문 시 물건을 실을 수 있지만, 지팡이를 사용할 때는 양손에 짐을 들어야 하므로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피로가 빠르게 누적되었다.이 차이는 특히 장날에 가장 두드러졌다. 시장 내 이동 동선이 길고, 들고 다녀야 하는 물건의 무게가 늘어남에 따라 지팡이를 사용하는 어르신들의 신체적 부담이 커졌다.
이외에 실버카를 버스에 가지고 탑승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승하차 시간 지연
낙상 위험
차내에 보관할 수 있는 공간 부재
급정거, 회전시 자리를 이탈할 위험
장날 만원버스에 공간 차지
버스기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음 (운전석 이탈로 인해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문제 발생)이러한 비교를 통해, 실버카는 단순한 보행 보조기구가 아니라 보행 안정성 확보, 체중 분산, 짐 운반을 동시에 수행하는 보조 기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실버카는 지팡이를 대체하는 편의 도구가 아니라 의성 지역 어르신들의 이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핵심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장날, 문제의 핵심이 드러난 날
실버카는 두고가고, 지팡이는 들고간다그중에서도 실버카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점은 장날이었다.
평소 어르신들의 이동은 집에서 마을회관이나 이웃집을 오가는 등 약 500m 내외의 짧은 거리에 그쳤다.
하지만 장날이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새벽부터 면 지역 곳곳에서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고 읍내로 향했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병원에 들러 약을 타며, 은행, 미용실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한 번에 처리하였다.
이날의 이동 동선은 평소보다 훨씬 길어지고, 손에 드는 짐의 무게도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중요한 날 실버카는 함께하지 못했다.
버스정류장에 실버카를 주차 중인 정자할머니의 모습
버스에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실버카를 정류장에 세워둔 채, 지팡이만 짚고 읍내를 이동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채 시장 골목과 읍내 골목을 오가는 모습은 장날의 일상적 풍경이었다.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통증은 심해지고, 짐이 많을수록 걸음은 느려졌다.
“힘들어서 여기서 쉬었다 가야해”, “실버카 있으면 물건도 넣을 수 있고 훨씬 편하지 이거(지팡이) 들면 허리도 아프고 힘들어” - 버스 정류장에서 쉬고 있던 할머니와의 인터뷰 中
저상버스가 도입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면 지역 노인들은 주기적으로 버스를 타고 읍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의성군에서 운행 중인 농어촌버스에는 현재 저상버스가 운행되고 있지 않다.
이는 일부 구간에서 저상버스 운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간이 존재하며, 코스제로 운행되는 농어촌버스 특성상 저상버스로의 전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실버카 사용자는 평균 8kg의 실버카를 들고 평균 30cm내외의 계단을 2~3칸 오르내려야 농어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표 6] 의성군 농어촌버스 저상버스 운행불가 노선 목록
[표 7] 의성군 농어촌버스 차종별 계단 높이
저상버스 운행불가 노선 현장조사 사진장날은 의성 어르신들에게 가장 이동이 활발한 날이자, 동시에 이동이 어려운 날이었다. 그리고 이 불편은 단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읍내에 병원, 시장, 은행 등 주요 생활시설이 몰려 있음에도, 정작 그곳까지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어르신들의 일상적인 활동 범위가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실버카를 사용할 없는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이동에 제약이 생기고 생활 반경이 좁아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연구의 초점을 장날에 두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이동이 이루어지고, 그만큼 이동의 어려움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읍내에서도 실버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의성에서 ‘읍내’의 중요성
경상북도 의성군은 전체인구의 약 44%가 65세 이상 인구로 전국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노인들의 주요 이동목적에는 병원 진료가 있으며 대다수의 의료기관은 의성읍에 집중되어 있다. 병원 뿐만 아니라 시장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의성읍에 위치하고 있다.
의성군 고령화 현황
•
의성군은 전국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이는 즉, ‘노인 이동권’이 지역 일상과 직결된 핵심 이슈임을 의미한다.
[표 8] 의성군 읍면별 인구현황 (의성군, 2024)
읍·면 간 생활 인프라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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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인프라 대부분이 읍내에 집중되어 있어, 면 지역 어르신들은 병원, 시장, 은행 등을 이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읍내로 이동해야 한다.
[표 9] 의성군 읍면별 편의시설 현황 (의성군, 2024)
의성군 읍면별 의료시설 현황 지도 이러한 인프라 이용을 위해 면지역 거주 노인의 읍 이동은 필수적이며, 읍-면 간의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주로 농어촌버스가 이용된다. 의구심 팀은 의성 5일장과 가까이 위치한 남부농협 정류장, 의성역 앞 등에서 승하차 인원 관찰을 통해 이용객이 많은 노선 경유지를 중심으로 55개 지역에서 현장 관찰 및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버스 승하차 인원 관찰
의성 5일장을 방문하기 위해 남부농협 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는 인원을 관찰해본 결과 주로 의성 동부 지역에 해당하는 옥산면, 점곡면, 단촌면, 사곡면, 춘산면, 가음면에서 오가는 노선의 승객이 많음을 확인하였다.
[표 10] 남부농협 정류장 의성 5일장날 농어촌버스 이용객 수 (25.07.22. 현장관찰)
읍에서도 실버카를 사용할 수 있을까
면 지역 어르신들은 장날이나 병원 진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버스를 타고 읍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높은 단차(최대 30cm)로 인해 실버카를 버스에 싣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실버카를 버스정류장에 세워두고, 지팡이만 짚은 채 읍내를 이동하는 ‘실버카 공백구간’이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성 어르신들이 면을 벗어나 읍에서도 실버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첫 번째 시도
버스를 개조한 실버카 수납공간 제작
의성 농어촌버스의 맨 앞좌석은 대체로 안전사고 예방 목적으로 비워져 있었기 때문에, 그 공간을 활용하면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실버카를 싣고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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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8kg에 달하는 실버카를 30cm에 가까운 단차를 넘어 버스에 싣는 일은, 여러 신체 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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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짧은 정차 시간 안에 실버카를 접고-보관하고-다시 펼치는 과정은 부담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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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의성의 모든 농어촌버스를 구조적으로 개조하려면 법규상 기준과 예산 문제가 뒤따라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되기 어려웠다.
두 번째 시도
초경량 실버카 제작
알루미늄과 같은 경량 소재를 활용해 더 가볍고 컴팩트한 실버카를 제작하면, 어르신들이 보다 편하게 실버카를 들고 버스에 오르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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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중에는 유사한 초경량 실버카가 존재했고, 현장의 이용률은 현저히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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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제품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해 무겁더라도 튼튼한 실버카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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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한정된 연구 기간 동안 직접 설계·제작·배포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컸으며, 단기간 내 다수의 노인에게 보급하는 것은 금전적 제약이 컸다.
•
무엇보다 초경량 실버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4~5kg의 무게가 있어, 이를 어르신이 직접 버스에 실을 수 있을지, 또 그 과정을 편하다고 느낄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결국 두 시도 모두 ‘실버카를 편리하게 옮기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지만, 실버카 공백구간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관점의 전환 : 이동의 자율성
이 과정을 거치며 실버카 공백구간의 핵심은 이동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실버카를 버스에 싣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이 원할 때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었다.
그동안의 접근은 ‘어떻게 하면 실버카를 버스에 편하게 실을까?’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여전히 누군가의 도움을 전제로 한 이동이었다. 버스기사의 손을 빌리거나, 다른 승객이 대신 실버카를 들어줘야 가능한 이동은 자주적 이동과는 거리가 먼 의존적 구조에 머물렀다.
결국 버스를 개조해도, 실버카를 가볍게 만들어도 이동의 자율성은 실현되지 못했고 일시적 편의만 제공할 뿐이었다. 이동의 자율성, 다시 말해 ‘이동권’은 그저 움직이거나 걸을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자신을 유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표적으로 의성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이웃을 만나고 대화하며 관계를 이어가는 사회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이동이 어려워지면 이러한 관계는 서서히 단절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져 삶의 존엄을 위협한다.
따라서 이동권은 그저 이동의 가능 여부를 넘어 존엄한 삶과 사회적 관계를 지탱하는 토대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성 어르신들의 이동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실버카를 ‘필요할 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실버카 공백구간을 해결할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공유실버카 : 구르미>였다.
<공유실버카 : 구르미>를 소개합니다!
<공유실버카 : 구르미> 이용법
1. 면에 거주하시는 분들도 읍에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요
2. ‘의성장’을 이용하실 때 사용할 수 있는 실버카예요
3. 의성장이 열리는 2일, 7일에 운영돼요
•
<공유실버카 : 구르미>는 버스를 타고 면에서 읍으로 이동한 뒤 실버카를 사용할 수 없는 ‘실버카 공백구간’을 메우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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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버스에서 내리면, 정류장 옆에 마련된 구르미 대여소에서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고 실버카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
별도의 앱 설치나 QR코드 인증이 필요 없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며,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보완하기 위한 설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성에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가 전무했습니다.
혜림 써니 : “실버카 무료로 빌려드릴게요”
정자 할머니 : “그걸 왜 빌려줘요?”
의성에는 공유자전거·공유킥보드와 같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전무했기에, 구르미는 지역 주민에게 매우 낯선 개념이었다.
이에 의구심 팀은 면 지역 마을회관에 직접 방문해 구르미의 취지와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버스정류장에는 구르미 안내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직·간접적인 홍보를 병행했다. 또한 낯선 시스템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방문판매식 홍보’도 시도했다. 의성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대기하다가 면에서 오는 버스가 도착하면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구르미를 안내한 것이다.
결국 구르미의 홍보 과정은 단순히 이용 방법을 안내하거나 이용률을 높이는 목적에 그치지 않고, ‘공유’라는 낯선 개념을 지역사회에 설득하고 정착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두 차례에 걸친 ‘공유실버카 : 구르미’ 시범운영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토글을 확인해주세요!
운영장소 : 남부농협 정류장
구르미의 운영장소는 의성장이 열리는 ‘남부농협 정류장’으로 한정지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기 때문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버카 공백구간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소였다.
한편, 병원 밀집구역은 의성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 후 약 1분 이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즉, 실버카 공백구간이 짧아 실버카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짐도 적기 때문에 지팡이를 이용한 보행만으로도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반면, 의성 장날의 상황은 다르다. 시장에는 188개의 점포가 밀집되어 있으며, 전체 면적은 24,103㎡(약 7,000평, 축구장 3개 규모·네이버 지식백과 기준)에 달한다. 더군다나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의 규모와 피로도가 매우 크다. 또한 장날에는 은행, 미용실, 관공서 업무 등 다양한 용무를 함께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안팎을 오가는 이동이 빈번하다.
[지도] 병원 밀집구역 - 의성터미널 정류장 간의 거리
[지도] 의성장 면적운영일정 : 의성장날 (매월 2일·7일)
따라서 구르미의 운영 일정은 아래와 같이 설계되었으며, 2025년 9월 27일과 10월 2일, 이틀에 걸쳐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
운영일자: 매월 2일·7일 (월 8회)
•
운영시간: 오전 7시~오후 3시
•
운영장소: 남부농협 정류장
•
운영관리: 2인 (4시간 교대근무)
운영방식 : 하차-대여-이용-반납-승차
운영 방식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었다. 면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온 어르신이 정류장에 도착하면, 바로 옆 구르미 대여소에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실버카를 대여한 뒤, 동일한 장소에 반납하는 구조였다.
1.
의성장 앞 정류장에 ‘구르미 대여소’가 있어요
2.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 바로 옆 ‘구르미 대여소’를 방문해요
3.
‘구르미 대여소’ 에서 구르미를 빌려요.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으면 구르미를 빌릴 수 있어요
4.
빌린 ‘구르미’를 데리고 편하게 장을 봐요
5.
버스를 타기 전, 정류장 바로 옆 ‘구르미 대여소’에 구르미를 반납해요
6.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요
운영결과
“지팡이로 장 볼 때보다 훨씬 편해~” - 1차 시범운영 이용자 中
“몸도 덜 아프고 짐 들기도 좋제” - 2차 시범운영 이용자 中
“덕분에 원래 사려던 것보다 훨씬 많이 샀어” - 시범운영 재이용자 中
이러한 반응은 이동의 편의성이 향상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평소 사용하던 실버카를 버스에 실을 수 없어 지팡이만 짚고 이동해야 했기에 면 지역 어르신들에게 의성장은 가깝지만 먼 곳이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에는 무거운 짐을 들고 시장 골목을 오가는 일은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구르미를 이용하면서 시장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고, 원하는 만큼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짧은 시범운영이었지만, 이를 통해 구르미가 이동의 불편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이동의 자율성 회복과 지역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용자 만족도 → 93% 재이용 의사 → 100% 대여완료 → 43분
구르미는 어떻게 운영될까?
구르미는 의성이라는 지역적 맥락에 기반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로 설계되었다. 운영의 핵심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단순함’과 ‘지속 가능한 지역 협력 구조’이다.
운영 일정 및 절차의성장날(매월 2일·7일)에 맞춰 월 8회,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이 시간은 어르신들의 실제 이동 동선과 활동 시간대를 기준으로 설정하였으며, 현장에는 관리자 2인이 4시간씩 교대해서 근무하여 대여부터 반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모든 실버카는 하루 두 차례 점검과 세척 과정을 거치며 사용자와 관리자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표 11] 운영 TIMELINE
시작시간 | 종료시간 | 일과 |
AM. 07:00 | AM. 07:10 | 대여소 관리 |
AM. 07:10 | AM. 07:30 | 실버카 일상점검 (브레이크, 바퀴, 의자 등 상태점검) 및 세척 |
AM. 07:30 | PM. 13:00 | 대여 관리 (13시 이후 신규대여 불가) |
(AM. 11:00) | (관리자 교대) | |
PM. 13:00 | PM. 14:00 | 실버카 반납 대기 및 미회수 실버카 위치확인 |
PM. 14:00 | PM. 14:30 | 미회수 실버카 GPS 추적 및 회수 |
PM. 14:30 | PM. 14:50 | 실버카 일상점검 (파손/오염도 점검 및 세척) |
PM. 14:50 | PM. 15:00 | 대여소 정리(실버카 보관) 및 근무종료 |
모든 실버카는 하루 두 차례 점검과 세척 과정을 거치며 사용자와 관리자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관리·점검 체계구르미는 실버카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별·분기별 점검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일별 점검
분기별 점검
고장·분실 대응책
지역사회 협력 구조구르미의 지속 가능성은 행정의 지원보다 지역 내 협력망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가에 달려있다. 이는 농촌 지역의 특성과 직결된 판단이었다.
•
이용 밀도가 비교적 낮은 특성상, 민간업체가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 어려워 외부 위탁 방식은 일시적 도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또한 행정 인력이나 예산도 한정되어 있어 외부 용역 중심의 운영 구조는 유지 비용이 과도하게 높고, 관리의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반면, 지역 내 협력망을 중심으로 한 구조는 운영 주체가 현장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안정적이며 현실적이다. 행정은 제도적 지원을, 시니어클럽은 인력과 관리를, 상인회는 현장 네트워크를 담당함으로써 운영이 지역 안에서 순환될 수 있다.
[표 12] 구르미 운영 협력체계
협력주체 | 역할 | 주요내용 |
의성군청 | 행정지원 및 제도화 | 예산 협의, 공공복지사업 편입 검토, 성과 모니터링 |
시니어클럽 | 인력 운영 및 유지보수 | 어르신 교대근무, 정기 점검, 순환형 일자리 제공 |
상인 | 현장 협력 및 이용자 안내 | 장날 질서 유지, 이용 안내, 의견 수렴 및 상권 안내 |
경제성 분석구르미가 의성에 정착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형 공유 모빌리티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 합리적인 예산 운용과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하는 경제성 분석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인건비, 초기 도입비용, 유지·보수비용을 중심으로 구르미의 연간 운영비를 산출하였다.
[표 13] 인건비
운영일은 의성 장날(매월 2일, 7일)을 기준으로 월 8회, 근무자는 관리자 2인 교대 근무 체계로 운영된다. 관리자는 대여·반납·점검·세척 등 전 과정을 담당한다.
항목 | 시급 | 근무일수 | 인원 | 총 인건비 |
관리자 | 10,030원 | 월 8일 | 2명 | 월 641,920원 |
[표 14] 초기 도입비용
프로토타입 구축에 필요한 실버카, 보관함, GPS, 관리자용 휴대폰, 홍보물 제작비 등을 포함한 초기비용 총액은 1,852,500원이다.
구분 | 수량 | 단가 | 총액 | 비고 |
[공유실버카 시스템 구축] | ||||
실버카 | 5대 | 130,000원 | 650,000원 | 진산메디칼 F-218 |
GPS | 5개 | 36,300원 | 181,500원 | 삼성 갤럭시 스마트태그2 |
실버카 부착용 깃발 | 5개 | 5,000원 | 25,000원 | |
실버카 부착용 명판 | 5개 | 17,000원 | 85,000원 | 포맥스 200*200mm 규격 |
관리자용 휴대폰 | 1대 | 256,000원 | 256,000원 | 갤럭시A16 |
관리자용 조끼 | 2벌 | 10,000원 | 20,000원 | |
[공유실버카 대여소 구축] | ||||
실버카 보관함 | 1개 | 500,000원 | 500,000원 | |
대여소 안내용 X배너 | 1개 | 41,900원 | 41,900원 | 180*60 규격 |
파라솔 | 1개 | 39,200원 | 39,200원 | 썬랠라 대형파라솔 |
접이식 의자 | 1개 | 29,900원 | 29,900 | 레토 접이식 경량의자 |
[홍보비] | ||||
홍보용 포스터 | 100부 | 240원 | 2,400원 | A3 아트지 100매 인쇄 |
총합 | 1,852,500원 |
[표 15] 연간 운영비 및 유지보수 비용
실버카의 내구성과 장기 사용을 고려하여 연 1회 재구매와 부품 교체, 배터리 교체 등을 포함하였다.
구분 | 수량 | 단가 | 총액 | |
[인건비(연간)] | 2인 | 3,851,520원 | 7,703,040원 | |
[고정지출비] | ||||
관리자용 휴대폰 요금제 | 12개월 | 9,900원 | 118,800원 | U+알뜰폰 월 9,900원 요금제 |
[수용비] | ||||
대여정보 기록용품 | 1세트 | 10,000원 | 10,000원 | 문구 및 대여장부 인쇄비 |
실버카 청소용품 | 1세트 | 20,000원 | 20,000원 | |
총합 | 7,851,840원 |
구분 | 수량 | 단가 | 총액 | 비고 |
[파손·분실 교체비용] | ||||
실버카 재구매 | 1대 | 130,000원 | 130,000원 | |
실버카 바퀴 교체 | 5개 | 20,000원 | 100,000원 | |
GPS 재구입 | 1개 | 36,300원 | 36,300원 | 삼성 갤럭시 스마트태그2 |
GPS 배터리 교체 | 3세트 | 1,000원 | 3,000원 | |
총합 | 295,660원 |
[표 16] 연간 총비용 및 효율
초기비용, 인건비, 유지·보수비를 모두 합산한 연간 총비용은 약 10,000,000원으로 산출되었다. 의성장 대여소 1곳(실버카 5대) 기준 연간 운영일은 72일이며, 1일 평균 이용자 20명을 기준으로 하면연간 약 1,440회의 이동 지원이 가능하다. 즉, 약 1,000만 원의 예산으로 1,440회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셈이다.
운영일 | 거점 정류장 (수) | 총 대여소 (수) | 연 인원 (AxB) (명) | 연간 총 운영 일자 (A) (일) | 1일 예상 이용 인원 (B) (명) | 대여소 별 실버카 (수) |
의성 오일장 | 농협 앞 버스 정류장 | 1 | 1440 | 72 | 20 | 5 |
운영일 | 거점 정류장 (수) | 총 대여소 (수) | 연 인원 (AxB) (명) | 연간 총 운영 일자 (A) (일) | 1일 예상 이용 인원 (B) (명) | 대여소 별 실버카 (수) |
의성 오일장 | 농협 앞 버스 정류장 | 1 | 1,440 | 72 | 20 | 5 |
구르미의 FAQ가 궁금하다면 이 토글을 확인해주세요!
‘구르미’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시범운영을 통해 확인한 ‘실버카 의존층의 장날 공유 실버카 이용’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더군다나, 대여자 14인 모두가 재이용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을 띈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지역에 정착되어야 함을 확신할 수 있었다.
첫째, 통증 저하 체감 13인
둘째, 보행 속도 증가 7인
셋째, 구매 물품 증가 10인
넷째, 재이용 의사 14인
후속 계획
의구심은 지속적인 구르미 운영을 위해 ‘의구심’은 다음과 같은 활동을 계획중이다.
1.
의성군청
•
의성군청의 협력이 있어야 구르미가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의성군청과 관련 논의를 진행중이다.
2.
SNS 매거진
•
유사한 노인 이동권 관련 서비스가 필요한 타 지역이 존재할 것이다. 연구를 진행하며 노인 이동권 관련 정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속되어야 할 ‘노인 이동권’에서 후술) 공론화의 첫걸음으로 ‘구르미’의 탄생 과정과 정책화 진행 상황을 담은 SNS(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려 한다.
‘구르미’의 한계 보완
계속 되어야 할 ‘노인 이동권’
“내는 고맙고 그래가, 마을에다 막 자랑쳤다” - 시범운영 재이용자 中
1차 시범운영 당시 구르미를 대여해보시고, 2차 시범운영일에 재이용하신 할머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시범운영을 하기 전까지, 우리는 공유 실버카의 필요성을 우리 스스로 과대평가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했다. 4개월 간 ‘신체가 불편해진 노인은 이동을 지양한다’는 말을 꾸준히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Q. 이동 환경이 개선되면 어르신들의 이동횟수가 증가될까요?
A. “어르신들께서 이동 횟수 늘리길 원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 비(非)노인 이해관계자 中
A. “지팡이가 아닌 실버카를 장에서 사용하면 편리하긴 하겠으나, 구매 물품 증가 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 노인 이해관계자 中
A. “환경이 개선되어도 많이 나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노인 이해관계자 中
이러한 답변의 연속은, 많은 걱정과 혼란으로 이어졌다.
•
실버카가 꼭 필요한 어르신들은 잘 외출하지 않으시는 것 아닐까?
•
장에 가시는 분들은 이미 지팡이로도 충분히 장을 보실 수 있는 것 아닐까?
•
우리 스스로 공유 실버카 솔루션을 너무 실현시키고 싶어, 아주 예외적인 사례를 부풀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시범운영 현장에서, 걱정했던 시간들은 무색해졌다.
“지팡이 쓸 때는 허리, 종아리 다 아픈데, 확실히 들 아퍼”
“원래 같았으면 이 차 (지금 시간대의 버스)를 못 타지”
“국거리만 사서 가는건데 덕분에 양말도 사고, 생선도 사고..”
…
“다음에도 있으면 또 쓰지!”
시범운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의 필요성 뿐만이 아니다. 특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연구 기간 동안 우리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던 2가지의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어르신들은 외출을 안 하시는 것 같아’
•
‘어르신들께서 지금 그대로 괜찮으시대’
이동을 해야하고, 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
짧은 인터뷰에서는 알 수 없었던 것들
보행보조기구가 필요 없는 노인만 시장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었다. 시범운영을 시작한지 43분만에 모든 실버카가 대여되었고, 반납이 된 이후에도 빠르게 다시 대여되었다.
사용자 모두 지금까지 실버카 대신 지팡이를 사용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동 시 실버카를 필수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정도의 신체 노화를 겪은 노인도 직접 물품을 구매하러 버스를 타고 시장에 방문한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범 운영의 결과는 인터뷰를 토대로 파악했던 예상 기대 효과보다 컸다. 시범운행 전 인터뷰에서는 ‘의성장에서 실버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구매 품목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90% 이상이었지만, 실제 시범운영 결과 14명 중 10명이 구매 물품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인터뷰만으로 구르미의 효과를 온전히 예상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구르미’는 노인의 이동 그 자체에 집중하여, 노인의 자율적인 이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가치관 하에 고안된 솔루션이다
노인의 이동권은 소외되고 있다
5개월간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이동권 논의에서 노인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대상자로 여겨지고 있었다. 노인 이동권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활발하지 않았고, 노인용 보행보조기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며, 이동 시 노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관심도 부족했다.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연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맞닥뜨리기도 했던- ‘신체가 불편해진 노인은 이동을 지양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중리 마을회관과의 윷놀이 내기에서 진 의구심 팀이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의성복지관에 봉사활동을 간 희수써니가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의성에서 조금 다른 것을 보았다.
- 의성장에서 믹스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몇 시간이나 담소를 나누시는 어르신들을,
-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려 이른 아침부터 북적거리던 복지관을,
- 지팡이를 짚고 매주 시장에 방문하시는 노부부를,
- 매일 마을회관에 모여 미술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을,
…
초전 2리 마을 어르신들께서 내어주신 포도. 이 날은 정자 할머니와 병원을 동행한 날이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삶은 구체적인 연령, 성격, 지병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각기 달랐다. 집 안에 머물기를 선호하시는 분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시는 분도 계셨다.
연구를 진행할수록 우리는 ‘만 75세 이상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동을 꺼리고 집에 머물고 싶어할 것’과 같은 말로 노인을 단정짓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할수록 표면적인 질문 위주의 짧은 인터뷰로는 어르신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느꼈다. 이동 감소 혹은 증가는 특별한 계기로 급변하기보다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소했던 불편이 점점 커지고 부정적인 경험이 축적 돼 서서히 변화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구심이 본 노인의 이동권은 ‘노인이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사회적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의 자율적인 이동, 혹은 관련 서비스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발견하려면 밀도 있는 대화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노인 이동권을 논의하려면, 청년도, 군청도 아닌 어르신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 4개월이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울에서 온 대학생들인데요…”
의성에 오기 전, 우리에게도 ‘노인’ 이동권은 낯선 개념이었다. 어떤 때에는 지나치게 청년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어떤 때에는 지나치게 청년과 노인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실수하기도 했다. 기사와 논문, 각자의 편견 속 내용들과는 다른 현장을 만나면서, 대학생인 우리와 의성 어르신들은 다른 듯 비슷한, 따뜻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다.
‘의성의 노인 이동권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아’라는 푸념을 하던 우리가, 어느 새 ‘아니, 사람들이 왜 이렇게 노인 이동권에 관심이 없는거야?’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기까지, 갑작스럽게 문을 두드리고 말을 걸었던 우리를, 자두와 사과즙, 그리고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2025.06.26. ~ 2025.11.15. 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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